핵심만 추리면 기각은 개시결정 전에 신청 자체가 받아들여지지 않는 것이고, 폐지는 절차가 시작된 뒤 중간에 끝나는 것입니다. 기각은 주로 서류 미비, 비용 미납, 5년 안의 면책 이력, 불성실한 신청 때문에 나오고, 폐지는 변제계획을 인가받지 못하거나 인가 뒤 변제금이 밀릴 때 나옵니다. 사유 대부분이 기한과 납부에 관한 것이어서 미리 대비할 여지가 큽니다.
개인회생 절차가 멈추면 그동안 막혀 있던 독촉과 압류가 다시 시작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어떤 경우에 멈추는지를 아는 일은 신청 방법을 아는 일만큼 중요합니다. 이 글은 시점별로 사유를 나누고, 사유마다 어떻게 피할지, 이미 멈췄다면 무엇부터 해야 하는지를 정리합니다.
기각과 폐지, 갈리는 시점
두 단어 모두 절차가 끝났다는 뜻으로 쓰이지만 시점과 근거가 다릅니다. 기준선은 개시결정입니다. 법은 신청일부터 1개월 안에 개시 여부를 정하도록 하고 있는데, 이 결정 전에 끝나면 기각, 개시된 뒤에 끝나면 폐지라고 부릅니다.
| 구분 | 기각 | 인가 전 폐지 | 인가 후 폐지 |
|---|---|---|---|
| 시점 | 개시결정 전 | 개시결정 뒤, 인가 전 | 변제계획 인가 뒤 |
| 근거 조문 | 제595조 | 제620조 | 제621조 |
| 대표 사유 | 서류 미제출·허위 기재, 비용 미납, 5년 안의 면책 이력, 불성실한 신청 | 변제계획안을 인가할 수 없는 상태, 개시 당시 숨어 있던 기각 사유 | 변제계획 불이행, 변제금 장기 미납 |
| 절차 효과 | 개시가 이루어지지 않음 | 개시로 멈췄던 강제집행 등이 다시 가능해짐 | 그때까지 낸 변제금 외의 남은 채무가 다시 문제 됨 |
실무에서는 보정 때문에 개시 여부 결정이 1개월보다 늦어지기도 합니다. 결정이 늦다는 것 자체를 걱정할 필요는 없지만, 그 사이 법원의 요구에 답하지 않으면 그것이 기각 사유가 될 수 있습니다.
개시 전 기각을 부르는 사유
기각 사유는 법에 정해져 있습니다. 신청인이 실제로 부딪히는 것은 대체로 다음 다섯 가지입니다.
- 자격 미달: 급여나 영업 소득이 없거나, 무담보 채무 10억 원·담보 채무 15억 원 한도를 넘는 경우
- 서류 문제: 법원이 요구한 서류를 내지 않거나, 거짓으로 적어 내거나, 정해진 제출 기한을 넘긴 경우
- 비용 미납: 송달료 등 절차 비용을 내지 않은 경우
- 면책 이력: 신청일 전 5년 안에 면책을 받은 사실이 있는 경우
- 불성실한 신청: 신청이 성실하지 않거나 상당한 이유 없이 절차를 끄는 경우
이 가운데 서류와 비용 문제는 신청인이 가장 확실하게 막을 수 있는 사유입니다. 법원의 보정 요구서에는 제출 기한이 적혀 있으니 받는 즉시 달력에 표시하십시오. 기한 안에 내지 못할 사정이 생기면 기한이 지나기 전에 그 사정을 법원에 서면으로 알리는 편이 낫습니다.
‘성실하지 않은 신청’으로 읽히는 행동
불성실한 신청은 범위가 넓어서 신청인이 미처 생각하지 못한 행동이 문제 되기도 합니다. 법원이 눈여겨보는 것은 대개 신청을 앞두고 채권자에게 불리한 일을 했는지입니다.
- 신청 직전 짧은 기간에 대출을 크게 늘리고 사용처를 설명하지 못하는 경우
- 예금, 차량, 보증금 같은 재산을 목록에서 빼거나 가족 명의로 옮긴 경우
- 알고 있는 채권자를 목록에서 일부러 뺀 경우
- 소득을 실제보다 낮게 적거나 부업 수입을 숨긴 경우
최근에 받은 대출이 있다고 모두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생활비나 기존 빚을 막는 데 썼다는 흐름을 통장 내역으로 보여 줄 수 있다면 소명할 여지가 있습니다. 반대로 사용처가 흐릿하면 보정 단계에서 설명 요구가 이어지고, 끝내 해소되지 않으면 절차가 멈출 수 있습니다.
인가 전 폐지가 나오는 흐름
개시결정을 받았다고 안심하기는 이릅니다. 개시 뒤에는 변제계획안이 인가 요건을 갖추었는지 심사하는 단계가 이어집니다. 이 구간에서 절차가 멈추는 경우는 대개 다음 셋 가운데 하나입니다.
- 변제계획안을 고쳐도 인가 요건을 맞출 수 없는 경우. 총 변제액이 청산가치에 못 미치거나 최저변제액을 채우지 못하는 상황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 개시 당시 이미 기각 사유가 있었는데 뒤늦게 드러난 경우. 숨겨 둔 재산이나 빠뜨린 소득이 발견되는 경우가 대표적입니다.
- 채권자집회에 나오지 않거나, 출석해서도 재산과 채무에 관한 질문에 제대로 설명하지 않는 경우
개시 뒤에는 인가 전이라도 법원이 안내하는 방식에 따라 변제 예정액을 미리 내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 시기의 납부가 밀리면 계획을 지킬 능력이 의심받게 되므로, 인가 전이라는 이유로 미루어서는 안 됩니다.
인가 후 폐지와 밀린 변제금
인가 뒤 폐지로 이어지는 대표적인 경로는 변제금 미납입니다. 한두 번 늦는 것만으로 바로 폐지되지는 않지만, 실무상 3개월분 이상 미납이 쌓이면 폐지 위험이 커집니다. 회생위원에게서 납부 독촉이나 소명 요구가 오면 그 단계에서 바로 움직여야 합니다.
변제금이 밀리는 이유는 대개 소득 변화입니다. 이직, 휴직, 급여 삭감, 가족의 질병 같은 사정이 생기면 미납이 쌓이기 전에 대응 방향부터 정하십시오.
- 소득이 줄어 지금 금액을 계속 낼 수 없다면 변제계획 변경을 검토합니다.
- 이미 청산가치 이상을 갚았고 본인 잘못이 아닌 사정으로 더 갚기 어렵다면 특별면책 요건에 해당하는지 확인합니다.
- 일시적인 사정이라면 밀린 금액을 언제까지 채울지 계획을 세워 회생위원과 상의합니다.
특별면책은 변제를 다 마치지 못했더라도 책임질 수 없는 사유로 못 갚게 되었고, 그때까지 청산가치 이상을 변제하는 등 요건을 갖추면 면책을 받을 수 있는 제도입니다. 요건이 까다로우므로 해당할 것 같다면 근거 자료를 모아 가능성부터 따져 보아야 합니다.
사유별로 미리 막는 방법
절차가 멈추는 사유를 거꾸로 읽으면 그대로 예방 목록이 됩니다. 신청 전후로 아래 표를 한 번씩 대조해 보십시오.
| 멈추는 사유 | 미리 할 일 |
|---|---|
| 서류 미제출·기한 경과 | 보정 요구서의 기한을 달력에 적고, 늦어질 사정이 있으면 기한 전에 법원에 알림 |
| 절차 비용 미납 | 접수 때 안내받은 비용과 추가 납부 요구를 바로 확인해 납부 |
| 재산·채무 누락(허위 기재) | 신용정보 조회, 통장 내역, 보험·차량 자료로 목록을 교차 확인 |
| 설명할 수 없는 지출 | 최근 대출과 큰 지출의 사용처를 통장 내역과 함께 정리 |
| 채권자집회 불출석 | 기일 통지를 받으면 일정을 비우고, 사정이 있으면 미리 연락 |
| 변제금 미납 | 급여일 직후 자동이체 설정, 소득이 줄면 미납 전에 변경 검토 |
주소와 연락처 관리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이사를 하거나 휴대폰 번호를 바꾸고 법원에 알리지 않으면 통지가 닿지 않아 기한을 놓치게 됩니다. 목록 누락을 막는 방법은 채권자 목록 작성법에 따로 정리해 두었습니다.
개인회생이 진행 중이라는 이유로 채권자 연락을 모두 외면하면, 절차가 폐지된 뒤에도 상황을 늦게 알아차릴 수 있습니다. 내 사건이 어느 단계에 있는지는 법원 사건 조회로 수시로 확인해 두십시오.
폐지 결정 뒤 달라지는 것
폐지가 확정되면 개인회생으로 얻었던 보호막이 사라집니다. 구체적으로는 다음과 같은 변화가 생길 수 있습니다.
- 멈춰 있던 강제집행이나 새로운 압류가 다시 가능해집니다.
- 채권자의 독촉 연락이 재개될 수 있습니다.
- 변제계획에 따른 채무 감축 효과는 면책결정이 확정되어야 생기므로, 남은 채무는 원래 약정 조건으로 다시 문제 됩니다.
- 인가 전에 미리 낸 돈이 있다면 그 처리 방법을 법원이나 회생위원에게 확인해야 합니다.
인가 뒤에 폐지되었더라도 그때까지 낸 변제금이 무효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남은 원금과 이자, 지연손해금이 어떻게 계산되는지는 채권자마다 다를 수 있으니 잔액 확인을 요청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다시 신청하기 전 점검할 것
기각이나 폐지를 겪었다고 개인회생을 다시 못 하는 것은 아닙니다. 법이 재신청을 막는 대표적인 경우는 신청일 전 5년 안에 면책을 받은 때이고, 기각이나 폐지 이력 자체는 그 제한에 들어가지 않습니다. 다만 법원은 이전 사건이 왜 멈췄는지와 지금 무엇이 달라졌는지를 살펴봅니다.
- 이전 결정문을 다시 읽고 멈춘 사유를 한 줄로 정리합니다.
- 그 사유가 해소되었음을 보여 줄 자료를 준비합니다. 안정된 새 직장의 급여 자료나 누락했던 재산의 정리 내역 같은 것입니다.
- 같은 사정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감당할 수 있는 변제금 규모를 다시 계산합니다.
- 소득으로 갚기 어려운 상태라면 개인회생 대신 개인파산을 검토합니다.
사유가 그대로인 채 서둘러 다시 내면 같은 이유로 또 멈출 수 있습니다. 재신청은 속도보다 원인 정리가 먼저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기각이나 폐지 결정에 불복할 방법이 있습니까?
즉시항고라는 불복 절차가 있습니다. 다만 제기할 수 있는 기간이 짧으므로 결정문을 받으면 바로 날짜를 확인해야 합니다. 항고에는 결정이 잘못되었다고 볼 이유와 자료가 필요하고, 딱한 사정을 호소하는 것만으로는 받아들여지기 어렵습니다.
Q. 보정명령을 여러 번 받으면 기각될 가능성이 커집니까?
보정명령은 부족한 자료를 채우라는 요구이며, 사건에 따라 여러 번 받을 수도 있습니다. 횟수보다 중요한 것은 기한 안에 요구한 내용에 정확히 답했는지입니다. 같은 내용을 거듭 요구받는다면 법원이 무엇을 확인하려는지 다시 읽고 답의 방향을 바꿔야 합니다.
Q. 채권자가 이의를 제기하면 절차가 폐지됩니까?
이의가 있다고 절차가 곧바로 끝나지는 않습니다. 법원은 이의 내용이 청산가치 이상 변제나 가용소득 전부 투입 같은 인가 요건과 관련이 있는지 살펴봅니다. 이의가 타당하면 변제계획안을 고치라는 요구를 받을 수 있고, 여기에 응하지 못할 때 문제가 커집니다.
Q. 다시 신청할 때 이전 사건 서류를 그대로 써도 됩니까?
발급한 지 오래된 증명서는 새로 떼는 것이 안전합니다. 소득과 채무 금액도 그사이 달라졌을 테니 최신 자료로 다시 맞춰야 합니다. 이전 사건 번호와 멈춘 경위는 신청서나 진술서에 밝혀 두는 편이 법원의 의문을 줄입니다.
근거: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579조(개인회생 신청 자격) · 제595조(개시신청 기각 사유) · 제596조(개시 여부 결정) · 제620조·제621조(개인회생절차 폐지) · 제624조(면책)
